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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림절, 성탄절 복음 그리고 생각

책깨비 2017. 12. 25. 20:35

2017.12.25.

 

<사진> 피터 브뤼겔,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2015년 12월 18일, 촬영)


대림 4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


성탄 전야미사

두려워하지 마라보라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오늘 어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주 그리스도이시다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그때에 갑자기 그 천사 곁에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가 2.10.~14.)

 

성탄 낮미사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그분의 백성을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요한 1.9.~11.)

 

 

 수난 전날 최후의 만찬에서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서로 사랑하여라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너희가 서로 사랑하면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


 

 

 

성탄을 맞으며, 요즘 본당에 생긴 여러 움직임을 보며 든 생각

 

- 사회복지기금을 정말 열심히 걷는다. 내년(2018) 1년 사업이란다. 열심히 걷는 건 좋다. 꽤 많이 걷힐 것 같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려 하는지 궁금하다. 1회성으로 돕는 것도 필요하겠으나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우려 하는 대상이 어떤 사람들일까. 일 년 간 봉사를 다니며 드는 생각은, ‘저들에게 내 도움이 정말 필요할까하는 의문이었다. 또 하나, 함부로 나서선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봉사하러 가서 만나는 아이들은 너무도 멀쩡하게 보였다. 가난하여 바쁜 부모를 둔 탓에 밤 늦도록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아이들. 센터에 가면 나는 정해진 시간 그 애들에게 공부를 시킨다. 내가 없는 시간엔 다른 선생님이 오시고, 지킴이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이모처럼 돌본다. 수녀님께선 아이들을 위하여 식사를 준비하신다. 겉보기엔 전혀 가난한 부모를 두었다고 상상할 수 없다.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가난하여 도움이 필요한 자의 모습을 나는 노숙인의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신은 가난한 이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자를 알아볼 수 있는가?


-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돈 안 걷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중 가장 손쉬운 것으로 나는 대중교통과 두 다리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좁다란 성당 마당에 꼭 차를 가져와서 꾸역꾸역 세워야 하는 걸까. 가만 보면 몸이 불편하여 그런게 아니다. 만약 집이 멀다면 집 근처 가까운 성당으로 교적을 옮겨야 할 것이고, 다른 볼일이 있어서 차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성당 인근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미리 봐두고 주차비를 지불할 계획도 세워야 할 것이다. 꼭 성당 마당이 좁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서울시 미세먼지농도가 너무 심해서 매일같이 눈에 보일 지경이다. 언론에서는 공기오염이 중국발 스모그 때문이라고 하겠으나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도 분명 있다. 일회성으로 휴지만 줍지 말고, 깨끗한 공기를 위해서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두 다리가 약해지면 걷고 싶어도 걷지 못한다. 건강할 때 실컷 걷자.